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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공무원 정원 동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가장 쉽고 효과적으로 들먹일 수 있는 부분이 공무원 정원과 연금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윤석열정부에서 공무원 정원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4월 27일 박순애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은 정부 조직을 진단하여 합리적인 조직 및 인력 관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공무원 인건비, 연금부담 급증, 정부 운영의 비효율 등을 지적하면서 조직 진단을 통해 내부 인력을 정비하고 신규채용은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문재인 정부에서 공무원 정원이 늘어나게 된 것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대응과 국민 안전 보장을 위한 새로운 업무들이 증가했고 사회서비스 유지라는 측면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하게 써먹었으나 결국 토사구팽해도 큰 반발이 없는 조직이 공무원집단이고 국민들의 동의와 지지를 얻기 가장 쉬운 분야이기 때문에 정권 교체기에 서둘러 이 부분을 언급하고 홍보용으로 써먹기도 하는 것 같다.
정부 조직 개편과 공무원 정원 변천사
작은 정부 기조는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당시 세계적 추세에 따른 변화가 시작되었다. 정부는 부처 통폐합과 과감한 조직 및 정원 감축을 통해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정부 부처를 축소했다.
김대중 정부에 들어와서도 IMF 외환 위기에 따른 경제 위기 극복과 행정 쇄신, 고통 분담 및 개혁 효과 산출을 위해 '작고 효율적인 정부'라는 기조가 계속 이어졌다. 공무원 정원도 김영삼 정부(93만5760명)보다 3만1494명 줄여 90만4266명으로 축소되었다.
노무현 정부는 정부의 조직 개편보다 기능 및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에 방점을 둔 개편이 진행되었으며 거버넌스형 정부 운영 필요성에 따라 청와대와 행정부처에 각종 위원회를 설치했다. 또한 노무현 정부는 양극화 해소 차원의 복지 기능 강화에 국정 운영 기조의 초점을 두고 이러한 분야의 행정 수요에 대응하고 지원하기 위한 조직 체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된 기조의 영향으로 공무원 수는 97만8711명으로 7만4445명 늘었다.
이후 이명박 정부는 '작은 정부, 실용 정부'를 목표로 대규모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부처 간 통폐합·광역화하고 이를 통한 부처간 갈등 해소와 변화된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면서 중앙정부 기능의 지방·민간 이양을 단행하여 공무원 수는 1만2116명 늘어났다.
임기 중간에 물러난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행정기관별 고유 기능과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제, 사회, 안전 등 주요 분야의 정책조정 기능을 강화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안전 분야 조직을 대폭 개편하였고 공직 개혁을 위한 조직 개편도 추진됐다. 공무원 수는 4만1504명 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수위원회도 없이 곧바로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내·외적으로 어렵고, 복합적인 환경 아래 국정의 조기 안정과 국가적 현안 해결을 서두르며 중소벤처기업부와 소방청 신설, 행정자치부와 국민안전처를 다시 통합해 행정안전부로 되돌아가면서 소폭의 조직 개편이 이뤄졌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임기 중반인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대응을 위해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시키고, 권력기관 개혁을 목표로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했다. 그로 인해 정부 조직은 18부, 6처, 18청, 2원, 4실, 7위원회로 구성됐다. 코로나19와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으로 공무원 수는 12만4621명으로 늘어났다.
공무원 정원 동결과 신규채용
공무원 정원을 동결하겠다는 것이 더이상 공무원을 뽑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정년퇴직 등으로 인한 자연 감소분은 당연히 생겨날 것이고 그에 해당되는 공무원의 충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인구고령화로 인해 각종 복지 서비스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편리한 삶에 대한 국민들의 니즈는 더 높아갈 수 밖에 없다. 정원을 동결하겠다는 부분을 더이상 신규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